13. 화장품 개발 프로세스 1 – 화장품 용기 개발 프로세스 (상)

요즘 부쩍 신규 화장품 브랜드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화장품은 이제 대기업의 전유물이 아닌 비지니스가 된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화장품 스타트업에서 가장 필요한 개발 프로세스에 대해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필자는 대기업에 있을 때, 화장품 개발 프로세스에 대한 어떤 규정도 확인이 어려웠습니다. 선배들의 머릿속에 있는 흐름대로 개발이 될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신입사원이 배울 수 있는 교본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시중에 그 어떤 곳에서도 정리해 놓지 않고 단지 현장에 부딪히며 익힐 뿐이었습니다.

이에, 지금부터 정리한 프로세스는 단지 필자가 경험한 것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을 미리 고지하며 시작하겠습니다.

필자의 경험을 기반으로 프로세스를 정립했을 때, 각 단계별로 너무 복잡하였고 알아야 할 것이 많았습니다. 한번에 모든 것을 작성하기엔 어렵기에 이번시간에는 용기 개발에 대한 프로세스 먼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화장품 용기는 1차 패키징에 해당됩니다. 내용물을 담는 컨테이너, 그릇이라고 보면 됩니다. 화장품을 처음 접하는 소비자는 화장품의 무엇을 가장 먼저 볼까요?

맞습니다. 용기(패키지)입니다. 화장품 용기는 화장품의 얼굴과도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화장품 용기는 판매에 직결되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얼굴은 당연히 아름다워야 하며, 잡티가 없어야 합니다. 디자인과 품질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죠.

그래서 용기의 대략적인 프로세스는 아래와 같습니다.

화장품 개발 계획서 -> 디자인 전략 -> 프리몰드 찾기 -> 샘플 수령 -> 프리몰드 확정 -> 디자인 시작 -> 사용성테스트(CT) -> 용기 디자인 원화 제작 -> 용기 사양서 제작 -> 용기 견적서 확인 -> 발주서 발송 -> 시제품제작 -> 양산감리 -> 양산 -> 포장물구조증명서 발행 -> 표준견본 발행 -> 입고지시서 발송 -> 입고 -> 거래명세표 수령

각 단계별 수행되어야 하는 것, 주의사항, 기간 등에 대해 이제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1. 화장품 개발 계획서
  • 누가 작성해야 합니까? : 화장품 개발을 총괄하는 곳에서 작성해야 합니다. 보통은 브랜드 매니저(BM)가 작성합니다.
  •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하나요?
    • 제품명 : 가칭이라도 있어야 합니다.
    • 제품종류 : 선크림, 토너, 세럼 등 카테고리를 정해야 합니다.
    • 제품용량 : 용량을 확정해야 합니다.
    • 소비자 가격
    • BOM구성 :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원가를 구성하는 모든 구성항목을 BOM이라고 합니다. (예시 : 용기 + 단상자 + 아웃박스 + 내용물 등 )
    • 원가 가이드 : 제품의 구성항목에 대한 원가를 BOM이라고 하며 마지노선을 정한 원가 가이드가 필요합니다.
    • 제품컨셉 : 한두줄로 정리된 신제품에 대한 정의입니다.
    • 제형컨셉 : 내용물의 제형에 대한 물리적, 화학적 특이점입니다.
    • 사용방법 :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지에 대한 정의입니다. 예를 들면, 펌핑이나 튜브로 짜서 사용한다는 등의 내용입니다.
    • 고객정의 : 어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지에 대한 정의입니다.
    • 타겟제품 : 경쟁사 혹은 참고할 제품입니다.
    • 유통계획 : 어디에 팔 것인가에 대한 내용입니다.
    • 디자인요구사항 : 디자인에 대한 요구사항입니다. (예 : 그린, 천연, 의약품느낌 등)
  • 중간에 수정이 가능할까요? : 되도록이면 수정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왜냐하면 화장품 개발 계획서를 기준으로 전체 화장품 개발 프로세스 내용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 그러므로 반드시 제일 먼저 개발 계획서가 작성 완료되어야 합니다. 처음부터 정하지 않으면 나중에 관련된 모든 구성원과 업체들이 어려워질 수 있으며 결국 나중에는 누더기가 되어 이도저도 아닌 제품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2. 디자인 전략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디자인 전략서를 따로 작성하지 않습니다. 디자인에 정답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대표님의 결정으로 디자인이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표님의 시각에 맞춘 제품이 나오게 되는데, 대표님이 만약 올드한 감성을 갖고 계시다면 올드한 제품이 나올 것이며 처음 생각한 화장품 컨셉과는 다른 제품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우리는 디자인 전략서를 반드시 작성해야 합니다. 그럼 디자인 전략서는 어떻게 작성해야 할까요?

  • 디자인 컨셉 : 한두줄로 정의된 디자인에 대한 설명입니다.
  • 제형 및 사용방법에 따른 용기 컨셉
  • 원가 가이드에 따른 적용 가능한 부자재
  • 색상 : 유통 및 디자인 컨셉에 맞춰 연출 가능한 색상 정리
  • 시장조사 : 같은 유통, 타겟소비자, 동일한 소비자가격대, 동일 제품군에 대한 경쟁사 제품을 모아서 구분 및 분석해야 합니다.
  • 기타 사전 정의할 수 있는 디자인적 요소

이렇게 합의된 디자인 전략서를 기반으로 디자인 작업을 하면 결과물에 대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으며 단지 예쁘고 안예쁜 것으로 분류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즉 주관적 판단을 최대한 배제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3. 프리몰드 찾기

제품 개발 계획서에 맞춰 프리몰드(이미 만들어져 있는 누구나 쓸 수 있는 금형을 뜻합니다.)를 찾아야 합니다.

처음에는 프리몰드에 대한 개념이 없었습니다. 본래는 화장품에 사용되는 용기는 모두 금형을 제작하였습니다. 금형 제작비는 제품을 생산하는 비용보다 더 큰 금액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생산하는 공장에서 누구나 쓸 수 있도록 금형을 만들고 금형값을 약간만 추가하여 프리몰드로 공급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따라서 프리몰드는 다양한 용기 제조사에서 적극적으로 제작하면 할 수록 더 다양해지고 있으며 프리몰드를 사용하지 않던 대기업도 이제는 프리몰드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제는 정말 특이하지 않은 디자인이라면 어딘가에서 보유하고 있는 몰드가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프리몰드를 잘 찾아봐야 합니다.

프리몰드를 찾으려면 직접 용기사를 방문하거나 프리몰드를 모아놓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찾아봐야 합니다. 당연히 직접 방문보다 온라인에서 찾는 것이 더 간편한 방법이며 때로는 더 다양하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쯤에서 우리는 프리몰드를 찾을 때 무엇을 주의해야 할지 알아야 합니다.

  • 프리몰드 종류에 대한 지식
    • 당연히 프리몰드에는 매우 다양한 구성품 및 종류가 있으며 이에 대한 명칭(통상적으로 부르는 용어)을 익혀야 합니다. 때로는 업체에 따라서 다르게 부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사전에 정의된 명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 용기를 구성하는 모든 구성품이 하나의 회사에서 제작되는 것이 아닙니다. 각 부속별로 전문적으로 분업화되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각 분야별로 설비를 모두 갖추기는 너무 어렵기 때문입니다. 원터치 캡만 전문으로 하는 곳, 유리 용기만 전문으로 하는 곳, 브로우 용기만 전문으로 하는 곳 등 우리는 이 모든 구성품이 어떤 것이 있으며 그것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아야 합니다.
    • 재질 및 용도에 대한 사전 지식이 필요합니다. 재질 및 용도에 따라서 내용물과의 적합성이 있으며 이를 사전에 알고 찾아야 방대한 프리몰드 중에서 선별할 수 있습니다.

  • 용기 업체와의 커뮤니케이션
    • 여러분이 처음 접하는 용기 업체는 “을”이 될 수 없는 구조입니다. 신규 업체를 반기지 않는 뜻이 아니라 신규 업체가 굳이 필요하지 않는 편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용기 업체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합리적이며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 또한 지나친 친절은 서로를 힘들게 할 수 있습니다. 지나친 친절은 곧 “호구”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적당한 밀당을 통해서 서로 용납할 수 있는 단가 협상이 될 수 있도록 처음부터 고려하여 소통해야 합니다.

4. 샘플 요청 및 수령

프리몰드를 찾은 뒤에는 화장품 용기 샘플을 먼저 받아보고 전체적인 구조와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샘플을 요청할 때 주의할 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 샘플 요청을 할 때, 가능한 재질과 색상을 물어보고 원하는 타입의 샘플을 받아야 합니다. 처음부터 사용못할 용기를 요청한다면 서로 손실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재질에 대한 지식이 필요한 것입니다.
  • 어느정도 확신이 드는 용기라면 너무 적은 수량을 요청하면 안됩니다. 한번에 필요한 양을 적당히 받아야 합니다. 물론 너무 많은 수량은 안되겠지만, 얼마나 필요한지 먼저 계산해봐야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내부 보고용, 디자인 검토용, 패키지 칼선 제작용, 사용성테스트용 등 20개 정도를 받아야 합니다.

5. 프리몰드 확정

샘플을 모두 확인하고 최종적으로 진행할 프리몰드를 확정합니다. 프리몰드를 확정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이 체크되어야 합니다.

  • 생산 리드 타임 확인
  • 재질 및 가능한 색상 확인
  • 예상 단가 확인
  • 기타 디자인 진행 전에 확인해야 할 사항

6. 디자인 시작

확정된 프리몰드를 바탕으로 화장품 용기 디자인을 시작합니다. 프리몰드에 가능한 디자인은 제한적입니다. 형태적으로 변형이 어렵기 때문에 색상, 인쇄 정도로 한정됩니다.

따라서 프리몰드에 디자인하기 위한 몇가지 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 디자인 시뮬레이션이 중요합니다.
    • 만약 골드 증착면을 디자인으로 표현한다고 했을 때, 골드의 반사효과를 굴곡에 맞춰서 정밀하게 넣어야 골드 색상으로 느껴질 것입니다.
    • 디자인 최종 결정권자는 대부분 디자이너가 아닝 수 있기에 골드라고만 말씀드려도 상상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그래서 디자인 단계에서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디자인 시뮬레이션이 중요합니다.
    • 여러가지 툴이 있지만,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툴은 Keyshot 3D 입니다.
  • 치수에 대한 개념이 있어야 합니다.
    • 인쇄면의 치수를 정확히 맞춰 디자인해야 나중에 디자인이 틀어지지 않습니다.
  • 디자인 구현이 가능한 범위를 알아야 합니다.
    • 디자인이 아무리 좋아도 구현 못하는 디자인은 결국 시간을 낭비하게 됩니다.
    • 즉 디자인 구현이 가능한 범위를 알려면, 재질의 특성, 코팅, 인쇄 등 양산 방식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7. 사용성 테스트 (C/T)

디자인 진행하면서 확정된 프리몰드에 대해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해야 합니다. C/T란, Compatibility Test의 약자로 사용성테스트를 의미합니다. 화장품 내용물에 대한 안정성, 소비자 사용성, 사용 시 안전성 등에 대한 테스트를 하는 것이며, 일반적으로 C/T는 내용물 제조사에서 진행합니다.

  • C/T용 샘플 용기는 적어도 10개가 필요합니다.
  • 준비된 샘플 용기를 제조사 담당자에게 발송합니다.
  • 일반적으로 테스트 기간은 1주일이 소요됩니다.
  • 하지만 테스트후 결과서는 몇일이 더 소요됩니다.
  • 만약 부적합 판정이 나왔다면,
    • 부적합 원인에 대해 내부적으로 감수할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 부적합 원인을 보완할 방법에 대해 용기사와 협의후 다시 테스트합니다.
    • 부적합 원인이 일반적인 용기사에서 발생할 수 없는 기초적인 문제라면 다른 용기사의 프리몰드를 찾는 것이 좋습니다.

8. 화장품 용기 디자인 원화 제작

화장품 용기 디자인이 확정되었다면, 용기에 들어갈 전체적인 인쇄 데이터를 원화라고 합니다. 보통은 실크 인쇄, 라벨 인쇄 등으로 구분하여 원화를 제작합니다.

  • 인쇄 데이터를 만들 때는 아래사항을 숙지하십시오.
    • 인쇄 가능 범위를 확인해야 합니다. 업체에서 가능한 범위에 대해 확인을 해주기는 하지만, 매우 보수적으로 범위를 정해줍니다. 따라서 어느정도 노하우가 생겼다면 인쇄영역을 직접 잡고 업체와 협의 하여 더 좋은 디자인을 뽑아낼 수 있습니다.
    • 인쇄 영역 칼선의 중간을 중심으로 왼쪽이 정면, 오른쪽이 후면입니다.
    • 색상을 지정하고 사용한 색상에 대한 표시를 반드시 해야합니다. 일반적으로 색상은 팬톤 컬러로 지정하나 일반적으로 용기사에서는 솔리드컬러외에는 다른 버전을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 법적 표기 사항을 지켜야 합니다.
    • 전면, 후면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문안들을 꼭 확인해야 합니다.
    • 분리배출 표기의 경우, 현재 법이 수시로 바뀌고 있는 상황이라 정부 고시를 확인하고 진행해야 합니다. 확인이 안된다면 용기제조사에 확인해 보십시오.
  • 글씨 크기는 2D로 확인했을 때보다 살짝 더 크게 진행해야 합니다.
    • 종이로 프린트된 디자인보다 실물로 인쇄하면 살짝 작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 왜냐하면 입체적으로 보기 때문에 글씨에 굴곡이 생겨 더 작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 실크 인쇄에서는 얇고 작은 글씨 인쇄가 잘 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망점을 통과하는 크기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벌써 해야할 일이 너무 많죠? 아직 절반도 오지 못했습니다. 다음시간에 용기 개발 프로세스 (하) 편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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